의료기기 등급 분류 기준
의료기기의 등급(Class)은 그 기기가 사람의 몸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해성의 정도에 따라 매겨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위해성이 크고, 인허가 요구사항이 엄격해진다.
🇰🇷 한국
🇺🇸 미국
의료기기를 시장에 내놓으려면 첫 번째로 통과해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등급 분류다.
등급은 단순한 라벨이 아니다. 이 숫자 하나가 임상시험 필요 여부, 기술 문서 분량, 심사 기간, 인허가 비용, 시장 진입 속도를 결정한다. 문제는 나라마다 체계가 다르다는 것 — 한국은 4단계, 미국은 3단계, EU는 4단계. 같은 CT 스캐너가 한국에서는 3등급이고 미국에서는 Class II다. 글로벌 출시를 계획한다면, 등급 간 대응 관계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등급을 잘못 판단하면 모든 인허가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 있다. 3등급으로 준비했는데 규제 당국이 4등급으로 판단하면 — 추가 임상시험, 기술 문서 전면 보완, 수개월에서 수년의 지연. 제품 기획 초기에 RA(Regulatory Affairs) 전문가와 등급을 확정하는 것이 필수다.
한국 vs 미국 — 등급 체계 비교
한국 식약처(MFDS)와 미국 FDA는 의료기기 등급을 매기는 철학 자체가 다르다. 아래 탭에서 각 체계의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등급 분류
의료기기법에 따라 사용목적과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의 차이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분류한다.
미국 등급 분류
FDA는 기기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 통제 수준에 따라 Class I부터 III까지 분류한다.
한국 식약처는 접촉 부위, 접촉 기간, 에너지 전달 여부, 접촉 장기의 중요도, 약물/에너지 공급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급을 분류한다.
1등급 — 신고
잠재적 위해성이 거의 없는 의료기기. 인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거나, 접촉하더라도 위해 가능성이 극히 낮다.
2등급 — 인증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 인체에 일시적으로 접촉하거나 에너지를 전달하지만 위해 가능성이 낮다.
3등급 — 허가
중등도의 잠재적 위해성. 인체 내에 일정 기간 삽입되거나 중요 장기에 접촉, 또는 에너지를 직접 가하는 기기.
4등급 — 허가 + 임상
고도의 위해성. 인체 내 영구 이식, 생명 유지에 직접 관여, 심장·중추신경에 직접 접촉하는 기기.
식약처의 등급 분류는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 접촉 부위 — 비접촉 vs 피부 접촉 vs 체내 삽입 vs 영구 이식
• 접촉 기간 — 일시적(< 1시간) vs 단기(< 30일) vs 장기(> 30일) vs 영구
• 에너지 전달 — 전기·방사선·열·기계적 에너지를 인체에 가하는지
• 접촉 장기의 중요도 — 심장·중추신경·대혈관 등 핵심 장기 접촉 여부
FDA는 "어떤 수준의 규제 통제가 안전을 담보하는가"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다. 일반 통제만으로 충분하면 Class I, 특별 통제가 필요하면 Class II, 독자적 임상 증거까지 필요하면 Class III다.
Low Risk
일반 통제(General Controls)만 적용. 등록, 라벨링, GMP(일부 면제), 이상사례 보고.
Moderate Risk
일반 통제 + 특별 통제(Special Controls). 성능 표준, 가이던스 준수, 시판 후 감시.
High Risk
일반 통제 + 특별 통제 + 시판 전 승인. 안전·유효성을 독자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 일반 통제만으로 안전·유효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 Yes: Class I
• 특별 통제를 추가하면 충분한가? → Yes: Class II
• 두 통제 수준으로도 불충분하고, 독자적 임상 증거가 필요한가? → Yes: Class III
| 한국 (식약처) | 미국 (FDA) | |
|---|---|---|
| 등급 수 | 4단계 (1~4등급) | 3단계 (Class I~III) |
| 분류 기준 | 위해성 (접촉 부위·기간·장기 중요도) | 규제 통제 수준 (일반/특별/PMA) |
| 가장 낮은 등급 | 1등급 — 신고 | Class I — 대부분 면제 |
| 가장 높은 등급 | 4등급 — 허가 + 임상 | Class III — PMA + 임상 |
| 중간 등급 | 2등급(인증) + 3등급(허가) | Class II (510(k)) |
| 분류 결정 주체 | 식약처 (의료기기 품목 고시) | FDA (Product Classification DB) |
| 임상시험 의무 | 3~4등급 중 해당 품목 | Class III (PMA) 거의 필수 |
대응 관계 (대략적)
| 한국 | 미국 | 비고 |
|---|---|---|
| 1등급 | Class I | 거의 일치 — 저위험, 간단한 절차 |
| 2등급 | Class II (일부) | 대체로 대응하지만 정확히 같지 않음 |
| 3등급 | Class II (나머지) | 여기서 불일치가 가장 많음 |
| 4등급 | Class III | 대체로 대응 — 최고위험, 임상 필요 |
핵심 포인트: 한국 3등급은 미국 Class II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4단계라 한국 2·3등급이 미국 Class II 하나에 몰려 있다.
같은 기기, 다른 등급 — 한·미 불일치 사례
한국과 미국의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기기가 양국에서 다른 등급을 받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한다. 아래 표에서 각 기기의 등급 차이와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 기기 | 한국 | 미국 | 차이 이유 |
|---|---|---|---|
| CT 스캐너 | 3등급 | Class II | 한국은 방사선 장비를 3등급 이상으로 분류. 미국은 충분한 predicate이 존재하여 510(k) 가능. |
| MRI 시스템 | 3등급 | Class II | 한국은 강한 자기장 장비로 3등급. 미국은 표준화된 안전 통제가 확립되어 Class II. |
| 주입 펌프 | 3등급 | Class II | 한국은 약물 주입 기기를 3등급. 미국은 일반 주입 펌프를 Class II로 분류. |
| 인공호흡기 | 3등급 | Class II | 한국은 생명유지 장비로 3등급. 미국은 성인용 인공호흡기를 Class II로 분류. |
| 수술 로봇 (da Vinci) | 3등급 | Class II | 한국은 수술 보조 장비로 3등급. 미국은 초기 510(k) 선례가 Class II로 확립. |
| 보청기 | 2등급 | Class I/II | 미국은 2022년 OTC 보청기 규정으로 대폭 완화. 한국은 2등급 유지. |
| 콘택트렌즈 | 2등급 | Class II | 양국 모두 중간 위험이지만 인허가 절차(인증 vs 510(k))가 다름. |
| 관상동맥 스텐트 | 4등급 | Class III | 양국 모두 최고 등급. 심장 내 영구 이식 기기로 임상 필수. |
분류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 한국: "이 기기가 잠재적으로 얼마나 위험한가?" → 위해성 자체를 기준으로 분류
• 미국: "이 기기의 위험을 어떤 수준의 규제로 관리할 수 있는가?" → 규제 통제 수준을 기준으로 분류
CT·MRI·인공호흡기 같은 기기는 본질적 위해성은 높지만, 미국에서는 오랜 사용 역사와 확립된 안전 표준 덕분에 특별 통제(Class II)만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은 위해성 자체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3등급을 유지한다.
등급이 개발·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급은 단순한 분류 라벨이 아니라 제품의 시장 진입 전략 전체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빠르고 저렴한 시장 진입
인허가 기간 수 주~수 개월. 비용 수백만 원/$수천~수만. 임상시험 대부분 불필요. 기술 문서 수십~수백 페이지. 설계 변경에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높은 장벽, 강한 해자
인허가 기간 수 개월~수 년. 비용 수억 원/$수십만. 임상시험 거의 필수. 기술 문서 수천 페이지. 변경마다 재심사 가능. 시판 후 관리 강화.
스타트업이 첫 제품을 기획할 때, 등급이 사업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초기에 검토해야 한다. "좋은 기술"이라도 4등급/Class III에 해당하면 시장 진입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
참고: EU 등급 분류
EU MDR(2017/745)은 4단계로 분류하며, 한국 체계와 단계 수가 같지만 구체적 기준은 다르다.
저위험
중-저 위험
중-고 위험
고위험
자주 묻는 질문
단순히 "엄격하다/느슨하다"로 비교할 수 없다. 한국은 위해성 기준으로 등급을 높게 매기지만 실제 심사 내용은 기술 문서 위주인 경우가 많다. 미국 Class II는 등급은 중간이지만 510(k) 과정에서 predicate 비교·성능 시험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등급 숫자보다 실제 인허가 요구사항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
SaMD는 양국 모두 소프트웨어가 수행하는 기능의 임상적 중요도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단순 건강 정보 표시는 저등급, 독립적 진단 결정은 고등급. 미국은 De Novo 경로를 통해 새로운 SaMD 유형의 분류를 적극 만들어가고 있다.
등급을 낮게 잡고 인허가를 진행하다가 규제 당국이 더 높은 등급으로 판단하면,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 있다 — 추가 임상시험·기술 문서 보완에 수개월~수년이 소요된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RA(Regulatory Affairs) 전문가와 등급 판단을 확정하는 것이 필수다.
요약
핵심 정리
- 한국: 4등급 체계 (1·2·3·4). 위해성(접촉 부위·기간·장기 중요도) 기준. 1등급=신고, 2등급=인증, 3~4등급=허가.
- 미국: 3등급 체계 (I·II·III). 규제 통제 수준(일반/특별/PMA) 기준. Class I=대부분 면제, Class II=510(k), Class III=PMA.
- 한국 3등급 = 미국 Class II인 경우가 많다 (CT, MRI, 인공호흡기, 수술 로봇 등). 한국이 위해성 자체를 높게 보고, 미국은 확립된 통제로 관리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 한국 4등급 = 미국 Class III (이식형 기기, 생명유지 기기). 양국 모두 최고 등급, 임상 필수.
- 등급은 인허가 비용·기간·전략을 결정하므로 제품 기획 초기에 반드시 확정해야 한다.
참고 자료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 식약처 고시.
- FDA. "Overview of Device Regulation — Device Classification." fda.gov
- ISO 14971:2019. Risk management context for device classification.
- EU MDR (2017/745). Annex VIII — Classification Rules.
- 510(k) vs De Novo vs PMA — FDA 인허가 3대 경로 비교 (사이트 내 아티클).